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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어떻게 성장했는가? / BOE와 정부보조금

by 주중년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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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나라와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은 어떻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어떤 요소들이 우리 기업들에게 위협이 될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BOE라는 기업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중국은 이미 2019년 기준으로 LCD 생산능력 기준으로는 세계 1위에 올라 있습니다.

OLED는 뒤쳐져있지만 객관적으로 LCD시장이 아직까지는 OLED 시장에 비해 큰 시장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상대입니다.

지금도 지속적인 10세대 투자로 한국과 대만과의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BOE라는 기업의 성공은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로 난이도가 높지 않은 LCD의 특성,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거대 내수시장이 바로 삼박자의 요소입니다.

LCD는 공정의 표준화가 많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돈을 들여 제조장비만 사면 어느 정도는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반도체나 OLED보다는 훨씬 난이도가 쉬운 것입니다.

여기에 중국에서는 정부보조금이 두 가지 방식으로 지원됩니다.

하나는 초기 투자 시 정부가 투자액의 일부를 분담하는 것.

두 번째는 제품 생산 돌입 시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해서 재무제표상 이익을 건전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왼쪽 표를 보시면 LCD의 경우 BOE의 첫 번째 10.5세대 라인인 허페이 B9의 경우 총투자비가 460억 위안이지만 실제로 BOE 자체 자금이 들어간 것은 6.5%인 30억 위안밖에 되질 않습니다.

나머지는 허페이시, 공공투자펀드, 은행대출로 충당했습니다.

오른쪽 표에 있는 OLED 공장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OLED 공장의 경우 총 투자액 465억 위안 중 BOE가 자체적으로 부담하는 금액은 113억 위안밖에 되질 않고, 나머지는 은행 대출과 공장을 지은 지역의 시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업체들은 모든 투자금액을 자체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출발점부터 차이가 심하게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보조금은 디스플레이 산업을 '전략적 7대 신 성장산업'으로 포함시킨 후 더 증가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BOE가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총액은 한화로 2조 154억 원입니다. 

연평균 2천억 이상보조금으로 지원받았기 때문에 손실이 나도 별로 타격이 없었습니다.

같은 10년의 기간 동안 순이익의 59% 정도가 보조금으로 충당되었기 때문에 보조금을 빼고 순수 순이익을 냈던 해는 10년 중 절반밖에 되질 않습니다.

사실상 보조금이 없었으면 계속 사업을 하면서 추가로 투자를 진행하기가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보조금을 등에 업으며, 여전히 추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추격이 거셀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전략은 우리나라에서 핵심인력을 데려가는 것입니다.

중국이 LCD산업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국내 인력을 영입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중국은 2003년 국내 LCD업체 하이디스를 인수해 핵심 기술과 인력을 얻어 BOE를 육성시켰습니다.

BOE는 기술공유라는 명분으로 BOE와 하이디스의 전산망을 통합한 후, 하이디스의 LCD 핵심기술 4,000여 건을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OLED 인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OLED는 좋은 장비만 쓴다고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국내 인력들을 영입하려는 시도가 많습니다.

연봉의 3배 이상을 제공하는 등 좋은 조건에 스카웃해서 기술격차를 따라잡으려는 시도입니다.

실제로 향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인력 유출을 막는 것이라고 봅니다.

 

<LG디스플레이 하이퐁 공장>



그래서 최근에는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G디스플레이가 베트남쪽에도 추가 부지를 확보하고 생산시설을 늘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신경쓰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제 중국은 OLED 공략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려고 준비 중입니다.

먼저 중소형을 위주로 OLED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중소형을 위주로 캐파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이유는 스마트폰에서 OLED 채용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에서 POLED의 매출액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BOE의 휴대폰용 패널은 LCD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따라오고 있는 상태이며, 추가적인 증설 또한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형 OLED 쪽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이렇다 할만한 실적이 없습니다.

현재 TV용 대형 OLED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뿐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대형쪽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모습입니다.

우선 시장이 훨씬 커지고 있는 중소형에 먼저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향후 3년 정도 안에는 TV용 OLED패널을 양산하는 것은 힘들어 보입니다.

분명히 OLED분야에서 중소형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리고 대형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압도적으로 중국에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보조금을 업고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격차가 줄어든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인 추측일 것입니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선점한 기술들을 뺏기지 않고 추가적으로도 새로운 기술 확보가 중요해 보입니다.

다만, 국가적으로 지원을 받는 중국과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실을 봤을 때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작년에 '10대 국가필수전략기술'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되면서 지원을 어느 정도는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반도체, 이차전지 등에 훨씬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는 그보다는 주목을 못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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